회사를 시작하면서 나는 외부의 애널리스트를 채용하기보다 내부에서 키우기로 했다.
직접 키우려면 힘들지만 대신 나의 투자철학에 더 충실한 애널리스트와 같이 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떤 사람은 그렇게 잘 길러두면 결국 다른 회사로 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전해주었다.
직원들의 이직이 자유로워지면서 이런 우려는 현실적인 것이다.
이런 우려때문에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경력직원만 채용하려고 한다.
나는 생각이 달랐다.
어차피 그것은 나의 역량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했다.
이룸투자자문에 비전이 없다면 그들을 묶어 둘 수 없다. 그래서도 안된다.
대신 이룸투자자문에 비젼이 있다면 그들은 이룸에 남을 것이다.
그런 회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그래서 3-6개월까지 인턴으로 훈련시키는 과정에서 좋은 친구들을 찾기로 했다.
나는 면접에서 급여는 작아도 다른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더 많이 배우고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투자에 관한 내용을 전하고 또 같이 토론하는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회사설립초기 고객이 없었던 나는 하루시간의 대부분을 투자종목을 찾는 일과
지금 ” 성공하는 주식투자의 평범한 비밀” 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의 원고를 쓰는 일,
그리고 이들 직원을 교육하는 일로 소일했다.
비교적 시간적 여유가 많았기 때문에 회사의 비지니스모델을 파악하는 과정, 회계적 지표에서 의미를 읽어내는 일,
기업을 분석하면서 유의해야 할 것들. 자신이 분석한 것을 스프레드쉬트로 정리하여 보고하는 것을 일일히 가르쳤다.
그리고 이 자료를 가지고 같이 투자여부를 토론했다.
유행에 따라 많은 젊은이들이 주식투자를 희망했지만
지루하고 힘든 과정을 다 견디지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중도에 하차하는 경우도 많았다.
인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우리가 제의하고 본인이 원하면 우리회사에 남기도 하였고
그렇지 않은 경우 다른 증권사와 운용회사에 신입직원으로 취직하기도 하였다.
인턴1호
인턴 1호는 김지윤씨였다.
설립초기 어려운 상황에서 나름 매우 열심히 노력했는데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너무 많은 부담을 가지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3개월이 지난 후 투자하는 사람들이 너무 힘들게 사는 것 같다며 중도하차했다.
아마도 그때 우리 이룸이 너무나 초기여서 충분한 비젼을 주지 못한 것도 한 이유였을 것이다.
인턴 2호는 김동진군이었다. 차분하고 매우 성실한 친구였다.
대구가 고향이었는데 어머님이 아프시면서 가정형편을 이유로 4개월여를 마치고 대구로 내려갔다.
2008년 어려운 시장에서 초기에 힘든 과정을 같이 했는데 안타까웠다.
인턴 3호는 민철기군이었다.
그는 일반회사에서 1년여 직장생활을 하다 이룸투자자문에 인턴부터 다시 시작한 케이스이다.
주식투자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이룸에 인턴으로 지원했다.
전공도 법학이어서 잘 해낼까 싶었지만 그는 차분하면서 끈기있게 어려운 과정을 참아냈다.
그리고 어느덧 3년이 견뎌낸 직원 1호가 되었다.
이제 나는 민철기군이 우리회사의 첫번째 직원파트너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인턴4호 신성원씨,
한동대학교 투자동아리를 이끌기도 했던 신성원은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이룸투자자문을 찾아왔다.
적극적으로 인턴기회를 달라고 인터뷰하던 인상이 선한 이 친구는 2008년의 추운 겨울부터 꼬박 6개월동안
서여의도의 우리 첫사무실에서 인턴과정을 참아냈다.
그리고 4학년 2학기에 복학하였다가 졸업한 뒤 2010년부터 이룸투자자문에 입사했다.
부지런하고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유난히 많았던 신성원은 이제 이룸의 기둥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밖에도 인턴이 많았다.
인턴은 철저히 열망이 강한 사람으로 뽑으려고 했다.
소위 사회적인 학벌이나 스펙보다 투자를 꼭 하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착실히 준비해온 친구들을 뽑으려고 노력했다.
인턴은 3개월 기준으로 판단하였고 그 기간동안 본인의 열정과 노력을 보았다.
이 과정에서 본인의 노력이나 성장속도에 대한 나의 솔직한 의견을 들려주고
종종 다른 길을 권하기도 하였고 또 기대를 충족하면 인턴을 지속하였다.
이는 소중한 젊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하려는 내 나름의 배려였지만
이 과정에서 불가피 섭섭한 마음을 가졌던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나를 만난 젊은 친구들이 투자에 과도한 기대를 갖지 않게 하려고 조심했다.
또 그 어떤 길도 부단한 노력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려고 했다.
이렇게 3-6개월 인턴을 마친 사람중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사람중에서 정식직원을 채용했다.
중도에 그만두지 않고 우리회사의 인턴을 마친 사람중에도 다른 길로 가거나 다른회사에 취직한 경우도 많았다.
최서연은 변호사가 되기 위해 로스쿨에 진학했다.
김태민은 인턴을 마치고 학업에 복귀했다.
김희진은 동양투자증권에 입사하여 채권부를 거쳐 주식운용부에서 일하고 있으며
김영준은 마스터투자자문에서 일하고 있다.
장호영이는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신입직원으로 입사하였다.
비록 부족하지만 나는 인턴으로 만난 친구들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객의 자산을 성공투자로 이끌고
그 과정에서 좋은 친구들이 성장해간다면 더욱 보람있는 일일 것이다.
투자세상에 수익률이 최고라지만 수익률보다 더 중요한 것도 많다.
[출처] 여의도 이룸투자자문 설립이야기 – 인턴으로 만난 사람들 |작성자 굽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