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빌딩 두번째 사무실앞에서 2008년 8월 8일 이후 주식시장은 대공황의 우려속에 폭락을 거듭했다.
2000년 IT버블붕괴로 주식시장이 50% 이상 하락한 이후 최악의 상황이었다.
다행히 주식비중을 줄이고 채권투자로 수익을 만회한 후 2009년부터는 적극적으로 투자했는데 생각보다 시장의 회복이 빨라 약 6개월 만에 차익은 50%를 넘어서고 있었다.
이제 회사유지비용과 세금을 납부해도 상당한 차익이 예상되었다.
어느덧 회사설립 1년이 되면서 우리는 사무실을 대영빌딩 11층으로 이전했다.
초기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여의도에서 임대료가 가장 싼 사무실에 시작했는데 회사설립 1년만에 원룸의 사무실을 탈피하니 감회가 새로웠다.
우연히도 이 빌딩은 내가 처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한신증권이 21년전에 세들어 있던 건물로 좋은 추억을 많이 간직한 공간이기도 했다.
(한신증권은 후에 동원증권이 되고 지금의 한국투자증권이 되었다)
건물은 비록 오래되었지만 우리사무실을 아침햇살이 잘 드는 아주 따듯한 사무실이다.
방향이 동남향이라 아침햇살을 비춰들지만 한낮의 뜨거운 햇볕은 들지 않아 참 기분좋은 사무실이다.
내가 기르는 화분들도 이를 느끼는지 참 잘 자란다.
회의실 창가의 호접란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다.
그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는 기쁨은 주식 잘 사 좋은 수익냈을 때보다 결코 작지 않다.
또 아침에 출근할 때면 우렁찬 목소리의 경비장 아저씨가 특별히 반갑게 인사를 하신다.
이 분은 24년전 내가 첫 출근할 때부터 이 회사에 근무해오신 터줏대감이시다.
저를 볼 때마다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를 대하듯 더 반갑게 인사하시니 참 감사하다.
내가 전에 근무했던 홍콩사람들은 사무실 풍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로 유명했는데
이 사무실이야 말로 명당 중에 명당임이 분명하다.
작지만 소박한 이 명당 사무실에서 우리의 꿈이 영글어간다.
고객의 신뢰를 소중히 지켜가면서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생각하는 투자로 고객들과 직원들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는 회사를 만드는 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