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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생각

2010년 6월 19일 오후 8시 32분에 저장한 글입니다.

2010. 6. 19

[스태그플레이션 시대] 수출 관련 종목 가장 믿을 만
펀드매니저들은 요즘 골치가 아프다. A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수익률을 높이기보다는 누가 시장 평균 상승률보다 덜 깨졌나를 따지는 분위기”라고 푸념했다.
주식시장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공포는 대단하다. 조세훈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스태그플레이션 의미대로 물가 급등세에 경기까지 심각하게 침체되는 상황이 온다면 주식에 투자할 의미가 전혀 없어진다”고 말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증시 유동성이 급하게 감소해 수급 상황이 나빠지는 한편, 소비 위축에 기업투자까지 격감해 개별 기업실적까지 악화되는 상황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때문에 증시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이란 무시무시한 말보다는 인플레이션이란 단어를 쓰기 좋아한다.
6월 들어 15개가 넘는 주식투자전략 관련 보고서에 ‘인플레이션’이란 말이 등장한다. 최근에도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한국투자증권이 잇따라 인플레이션 시대 주식투자전략을 고민한 보고서를 내놨다. 대부분 경기 얘기보다는 급등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무게를 두고 전략을 짰다.
그러나 내용을 따져보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언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리서치포럼에서 “기업 마진율 하락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는 점이 기업 마진율 하락을 시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건영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도 “이미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 정책 당국자들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상을 심각하게 논의하는 움직임만으로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다”고 전했다.
아시아 신흥시장은 특히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시장 주식시장은 올 들어 몇 개월 새 주가가 반 토막 나는 사태를 맞았다. 중국 상하이증시는 8개월 새 50%가 넘는 급락세를 보였고 베트남 VN지수는 연초 이후 60%나 하락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 증시는 그나마 선전한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1일 2085.45를 고점으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1700대 이상의 지지선을 지키고 있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다른 아시아 나라에 비해 IT부터 화학까지 다양한 색깔의 기업들을 갖추고 있어 충격이 덜했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이 계속 진행된다면 주식 투자자들은 어떤 주식에 주목해야 할까.
저PBR 주식
국민은행 등 은행주
전문가들은 최소한 주가순자산비율(PB R)이 지나치게 높을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덴 의견을 같이한다. 박 부사장은 “기존 영업실적이 좋다는 이유로 혹은 수급이 양호하다는 근거에서 자산가치 대비 너무 높게 평가된 주식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 기업 수익성은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에 방어적인 전략이 일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거꾸로 주목해야 할 주식은 순자산 대비 주가가 낮은 것들이다.
최근 주가가 반등세를 보였던 은행주는 이런 근거에서 펀드매니저들의 관심 대상이다. 올해 은행주의 예상 PBR는 1.1~1.2배 수준. 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 PBR는 각각 1.2배, 1.1배, 1배 수준이며 하나은행은 1배 이하로 계산된다. 박 부사장은 “민영화나 메가뱅크 등 긍정적 요인이 아직 주가에 반영이 안 돼 매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저PBR주는 다른 근거에서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주임연구원은 “스태그플레이션 환경 아래에선 화폐의 실질 가치가 떨어지는 반면 보유하고 있는 실물자산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면서 “수익 가치보다 눈에 보이는 자산 가치에 집중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섬
·
세아베스틸
·
농심
·현대자동차·
광주신세계
·
우리이티아이
·
한국타이어
·
한국철강
·
탑엔지니어링
·E1 등 10개 기업이 한국투자증권이 내건 대표적인 자산가치 상위주식들이다.
고배당 기업들
KT&G
·
신도리코

배당을 많이 해주는 기업도 스태그플레이션 시대에 방어수단으로 괜찮은 투자처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파트장은 “고금리 정책 아래에선 보통 시중은행 금리 상승으로 특판예금 등이 인기 끌기 쉽지만 의외로 배당률이 높은 주식이 주목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신우 부사장도 “높은 수익률보다는 경기 방어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차 수익률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주주가치를 중요시하는 기업에 기대보라는 설명이다.
대우증권
은 최근 3년간 배당률을 따져 이런 종목들을 제시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인 종목 중
대신증권
,
현대하이스코
, 한전케이피에스 등이 61.09%, 52.78%, 49.92% 순으로 배당성향이 높았다. 이후는
KT&G
,
신도리코
등이 차지했다. 강 부사장은 여기에 동의하면서도 “배당성향은 장차 이익규모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 있다”며 “성장성을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1등 내수주
농심
·신세계 등
고물가에도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있다면 대형주는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종목들이다. 높아진 원가를 상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종목이라는 차원에서다.
송기석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 리서치센터장은 이런 의미에서 “1등 내수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농심
,
CJ제일제당
, 신세계 등이 대표적이다. 강 부사장은 “브랜드 파워가 강해 높아진 원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잘 반영할 수 있는 회사들이기에 다른 곳들보다 충격이 덜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바꿔 말하면 내수주 안에서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희비가 크게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이유에서 증권가에선 섣불리 내수주를 추천하지 않는다. 강 부사장은 “필수 생활 품목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 정부 통제책이 나올 수 있으므로 추이를 봐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한국전력
처럼 정부가 통상적으로 공공재란 이유로 서비스 가격을 통제하는 종목은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서 멀리해야 한다.
수출주
삼성전자
·현대
기아차

조세훈 주식운용본부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을 제품에 반영해 국외 시장에 판매하는 수출주를 추천했다. 전 세계 증시를 통틀어 가장 좋은 투자처는 에너지원이나 산업 원자재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들이다. 박건영 부사장은 “전 세계 기업들 시가총액을 따져보면 1~10위까지 마이크로소프트를 빼놓곤 죄다 원유 등 에너지원 관련 주식들”이라고 말했다.
원자재값을 따져봐도 1년 새 아연은 85%, 석탄은 250%나 고공행진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현대제철
이 생산하는 철근도 100%나 가격이 올랐다.
박 부사장은 “철근 가격은 아파트 건설 비용의 4% 정도를 차지하기에 건설주의 경우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국내에 주력하는 회사는 예전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신 국외로 눈을 돌린
삼성물산
,
GS건설
,
대우건설
등은 고유가로 돈을 크게 벌어들이고 있는 중동 지역에 고가로 건설물량을 수주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해외물량 수주가 많은 건설주뿐 아니라 통상 수출주와 동격으로 쓰이는 IT, 자동차주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높아진 국제 원자재 가격을 국외 소비자가격으로 전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환율 수혜주란 측면에서도 가장 강한 지지를 받는다.
최근 미국 달러화가 강세 국면을 보이면서 추가적인 원화 가치 하락세가 다시 점쳐지는 상황이다.
박건영 부사장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연간
삼성전자
는 3000억원, 현대
기아차
는 2000억원, 엘지전자는 700억원씩 이득을 본다”고 설명했다.
다른 측면에서도 IT, 자동차주는 투자할 매력이 있다.
박 부사장은 “전체 시가총액에서 IT, 자동차의 비중은 IT 거품이 꺼진 2003년 각각 27.5%, 3%였지만 지금은 19%, 2.5% 정도”라면서 “비중 균형 차원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IT 대표주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
의 경우 PBR가 2배 정도로 예전 상태에 이르려면 아직 30% 상승 여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내수주와 마찬가지로 IT, 자동차 종목에 무조건적인 투자는 곤란하다. 박 부사장은 “수출주 중 PBR가 평균 대비 저렴한 종목을 주목하라”라고 조언했다.
보험주
현대해상
·
동부화재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IT, 자동차주와 함께 보험주를 추천했다. 고유가로 인해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하면 그 결과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하락해 수익성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 나온 생각이다. 또 물가 상승에 따른 금리 인상 압력도 이기기 쉬운 종목이 보험이란 생각도 반영됐다.
김 센터장은 “보험종목은 비즈니스 구조상 금리 인상 시 부채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지는 특징을 가진다”고 말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
현대해상
,
동부화재
,
삼성화재
,
LIG손해보험
,
메리츠화재
등이 대표종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본격시행을 앞두고 있는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간 교차모집제도 등 보험업계 전반에 좋은 뉴스가 많은 것도 보험주 투자를 권하는 이유다.
【 스태그플레이션 시대 펀드 투자전략은? 】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분석 애널리스트)
◆ 자원 보유국 투자 비중 높여라
= 글로벌 경제 상황과 지역별 환경을 함께 고려한 중장기적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 큰 방향은 그동안 성장성이 두드러졌던 신흥시장에 맞추되 그 가운데에서도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말이다.
선진국 성장률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이하로 관측된다. 반면 신흥시장 국가들의 실질 성장률은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잠재 국내총생산(GDP) 수준의 성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매력도가 여전하다. 그러나 올해 연초부터는 신흥시장 내에서도 자원을 보유하고 수출하는 국가와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 간의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런 현상이 중요한 이유는 원자재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강한 인플레이션 효과 때문이다. 물론 이들 자원 보유국의 주가는 연초 대비 많이 상승했기에 새로 투자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대로 자원 소비국의 주가는 많이 하락해 본전 생각에 비중을 줄이기 두려울 것이다.
하지만 향후 원자재 가격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자원보유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함은 분명하다.
다만 단일국가 투자펀드보다는 지역투자펀드를 통해 중장기 전략을 세워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정 국가에 대한 향후 주식시장 전망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단일국가 투자펀드보다는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 브릭스펀드 등 지역투자 펀드를 통해 중장기 전략을 세워 나가는 게 낫다.
실제로 중장기 수익률에서는 지난해까지 고공행진을 해왔던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단일국가 투자펀드보다 브릭스펀드가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글로벌이머징주식형펀드가 다양하게 출시돼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해외 펀드시장에서 신흥시장 투자 비중이 80% 이상으로 과다하고 선진국 시장의 투자매력도는 약화되고 있어 국내 주식형 펀드 비중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의 핵심 포인트는 기업들의 실적개선이다. 1분기 예상을 웃도는 실적개선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여전히 IT, 자동차, 철강 등 대형주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최근 LCD 호황 지속, 휴대폰 물량 증가와 함께 그동안 소외돼 온 중소형주들이 점차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될 것임을 감안하면 중소형주 펀드에 대한 관심도 가져 볼 필요가 있다.
[이윤규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62호(08.07.02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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