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만 해도 여의도 대영빌딩 있었던
동원증권에 입사해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 꼭 240개월,
꼭 20년이 되던 2008년 6월말 나는 신한비앤피파리바를 사직했다.
동원증권 9년, 한남투신 1년, 현대투신 푸르덴셜자산운용 7년, 신한비앤피 3년...
나는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을 40년으로 잡았고
그중에서 20년을 전반전 그리고 나머지 20면을 후반전으로 생각하였다.
증권사에서 기업분석을 배우고 1999년부터 시작된 나는
1999년 바이코리아 열풍을 주도했던 현대투신에서
1999년 10월부터 바이코리아 나폴레옹 펀드를 운용했다.
2006년 3월말 꼬박 6년 5개월동안 나는 나폴레옹펀드를 지켰다.
2000년 시장이 급락하는 동안에도 수익률을 상대적으로 잘 지켜냈고
이후에도 한동안 정말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폴레옹펀드를 운용하는 6년간 평균적으로 주식시장을 연 16%이상 초과하는 수익을 올렸다.
2000년을 제외하는 시장은 완만한 상승기였기 때문에 누적수익률도 매우 컸다.
2001년부터 2005년발까지 지수가 약 200% 상승하는 동안
나의 포트폴리오는 약 600%의 누적수익률을 올렸다.
그런데도 현대투신은 결국 무너졌다.
현대투신이 푸르덴셜에 넘어간 후 나는 주식운용을 총괄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대투신시절부터 계속된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지속되었다.
2003년부터 막대한 자금이 대부분의 운용사의 적립식펀드에 유입되는 동안
우리가 운용하는 나폴레옹펀드는 우수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환매가 계속되었다.
2000년 한때 17조원에 달하던 주식형잔고가
2005년말에는 1조 5000억도 남지 않을 만큼 환매는 극심한 것이었다.
고객의 신뢰를 잃은 회사,
영업직원들이 자기회사와 자기회사의 상품에 자신을 잃은 회사의 말로를 예감하면서
푸르덴셜을 떠났다.
2006년 신한비앤피파리바에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입사했다.
미래설계펀드를 운용하면서 운용조직을 갖추며
2년이 지나자
회사에서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CIO로 승진도 하고
두둑한 보너스도 받았다.
하지만 나 자신의 투자에 대한 열망이 더 커져갔다.
나는 보다 집중되고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싶었다.
포트폴리오를 지향하되
철저한 기업분석에 기초한 보다 집중된 투자를 하고 싶었다.
비앤피파리바는 유럽회사답게 시장수익률과의 수익률차이를 두려워했다.
항상 안정된 수익률이 그들이 지향하는 목표였다.
신한은행은 주식투자에 대한 개념이 약했다.
주식형펀드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오직 판매목표만 있었다.
회사의 최고 경영은 신한은행과 비앤피파리바에서 파견된 사장 부사장이 결정했고
나 같은 전문가가 사장이 될 전망은 거의 없었다.
더 이상 올라갈 자리가 없어지자 솔직히 재미도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펀드만 운용하면 전문가로 살기에도 너무 직급이 높아졌다.
적어도 20년간 주식시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투자하고 운용해왔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는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차라리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투자와 운용을 하면서 살기로 마음을 먹고
2008년 초 미리 사직의사를 통보했다.
그래서 회사가 후임자를 인선할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
신한비앤피파리바의 경우 당시 사장도 장 오디베르라는 프랑스인이었고
운용본부장은 비앤피파리바에서 임명권을 갖고 있었다.
비앤피에서는 나의 사직을 강력히 만류하였다.
내가 원하는 조건을 다 들어주었기 때문에 그들은 내가 왜 회사를 그만두는지 궁금해 했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고 이룸애셋을 설립한 뒤에서
다시 합류할 의사가 없는지를 타진해왔다.
하지만 나는 나머지 20년의 내 인생에 더 충실하고 싶었다.
경영자인지 투자자인지 방향을 명확히 하고 이에 충실하고 싶었다.
나는 경영자보자 투자자이길 선택했고
20년동안 계속 투자할 수 있는 나의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7월 한달의 준비기간을 거쳐 8월 8일 소망애셋이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하였다.
회사이름은 우리와 고객들의 소망을 담아내는 조직을 생각하고 지었는데
나중에 우리의 주체적 의지를 담은 이룸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였다.
그동안의 수익률을 이어가면 실패할 수 없다는 충만한 자신감으로 내디딘 첫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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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생각
여의도 이룸투자자문 설립 이야기 - 투자인생 전반 20년 마치고 후반 20년 시작되다
2011. 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