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레이더] 일단 `가벼운 주식` 부터 사두고 기다려라
7기 마켓레이더…그들의 갑론을박
이제 미국과 유럽의 위기는 글로벌 증시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됐다. 한때 브릭스를 비롯한 신흥국시장이 미국과 유럽의 침체를 방어해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기에는 큰 오류가 있었다. 신흥국 역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아직 미국과 유럽시장을 대체할 영향력도 없다는 사실이다. 브릭스의 대표 국가인 중국을 보면 알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시장이 위축되면서 중국 경기도 급속히 나빠졌다. 그렇다면 글로벌 경제와 증시에 대해 막연하게 느끼는 불안감의 실체는 과연 무엇일까? 정말 어려워진다면 우리는 어떻게 자산을 증식하고 지켜나갈 수 있을까? 마켓레이더 필진의 방담은 주로 이 문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어떤 요인들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미국 경제의 관전 포인트는 민간소비다. 현재 미국 실업률은 10%를 찍고 8%대로 떨어졌다. 이는 부양 정책 덕택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선순환 소비 회복은 어려웠을 것이다. 미국 경제는 고무줄을 늘여 놓은 것과 같다. 결국 일본식 불황 구조로 갈 것이다. 최근에는 재정절벽이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감세의 일몰 시간이 다가올수록 증시의 단기적인 변동성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내년 1분기 증시가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자본 재확충을 통한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태다. 새로 들어서는 정권이 이 부분을 실행할 것이다. 그러나 실물경제 측면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나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내년 1분기와 2분기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과거 10년을 보면 중국과 미국 증시, 국내 증시 사이에 흥미로운 상관성을 보였다. 코스피는 중국 주가가 오를 때는 반드시 올랐다. 중국 주가가 빠질 때 코스피는 미국 다우지수에 연동돼 움직였다. 투자할 때 참조할 만한 지표다.
▶조세훈 이룸투자자문 대표=미국은 달러를 찍어 소비를 늘렸고, 그 부작용이 서브프라임 사태였다. 현 상황에서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 공급을 초과하는 수요 창출이 어렵다는 얘기다. 해법은 돈값을 끌어내리는 인플레이션에 있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자원과 상품, 주식이다. 특히 주식은 당분간 중요한 투자 자산이 될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소비재 종목과 중국 관련 주들을 주목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올라 조심스럽다. 시장은 쏠림이 많아 과도한 국면까지 간다.
▶이태호 한국채권연구원 연구위원=문제는 저금리에서 시작된다. 유동성 과잉 공급이 붕괴되고 위기가 이어진다. 거품을 거품으로 막고 있는 중이다. 미국이 생각보다 경기회복이 더디다. 유럽은 각국의 이기주의가 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 대타협을 이루기 전까지는 불안한 상황이다. 중국은 금융기관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성장률 둔화는 징조가 좋지 않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유동성을 주입했지만 회복이 안 되는 것은 부양책도 약발이 다 됐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불확실성은 높다고 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 팀장=자동차 판매는 소비자들이 돈이 있느냐 없느냐와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따라서 실업률, GDP와도 관계가 있다. 미국은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자동차 판매 회복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소득이 올라가고 이에 따른 자산효과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심리지수도 괜찮은 편이다. 반면 유럽은 실업률이 더 올라가고 있다. 재정위기가 이미 실물 쪽으로 전이가 됐다고 판단된다. 중국은 철저한 계획경제라 인위적인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 지난 4월에 소비촉진 정책이 나왔고 그 이후에도 관련 대책이 계속 나오고 있다. 연말엔 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바로비터(기준)가 바로 '가동률'이다. 수요가 둔화됐을 때는 공급도 같이 줄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면 가동률은 떨어지게 돼 있다. 가동률 하락은 현금흐름 감소로 나타난다.
▶김지훈 키움자산운용 운용본부장=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실업률이 낮아지고 소비 진작도 가능하다고 본다. 재정절벽 부분도 해결이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국은 지난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면 집행을 미뤘던 정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주가는 안정된 상황에서만 오르는 것은 아니다. 역설적으로 불확실성의 토양 위에서도 오를 수 있다. 지금보다 더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우리 기업들의 이익추정치가 낮아져 상단은 막힌 것으로 보인다. 많이 올라야 코스피 2050 선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
▶홍춘욱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미국은 지난 50년 통계를 보면 가동률 평균이 79.5%다. 지난달 79%를 기록했으니 거의 평균 수준까지 올라왔다. 미국 기업은 GDP 대비 현금 보유량이 사상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연말 재정절벽 때문이다. 부시 감세만 일몰돼도 GDP의 2%는 날아간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 내구재 지표가 연일 바닥을 뚫고 내려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내 내수는 꾸준히 위축돼 왔다. 그러나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국내 경제를 이끄는 힘은 수출이다. 최종 수요지는 미국과 유럽이다. 중국 경제는 생각보다 영향을 덜 받는다. 올해 말까지는 미국 쪽에서 투자가 없다가 내년 초부터는 지출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부터는 글로벌 경기도 살아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투자자들 관심은 요즘처럼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하는 것이다. 좋은 투자 방법은 있나.
▶김 대표=주식을 해야 하느냐 채권을 해야 하느냐는 것은 의미 없는 질문이다. 주식 40%, 채권 60%를 기본으로 상황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주식과 채권 하나만을 투자하면 수익률도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금리를 인하했지만 기대와 달리 시중 금리가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양적완화 신호가 나오면 금리는 하락 압박을 받게 된다. 결국 금리는 평평한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에는 주식 비중을 높이고 채권 비중을 낮게, 내년 상반기에는 주식 비중을 낮추고 채권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전략이 유효하다.
▶조 대표=각국 정부 정책으로 금리가 계속 내려가는 상황에서 현금 보유는 불리하다.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실적이 좋아진다. 경기가 나빠지면 추가 부양책을 쓸 것이다. 주식이 계속 갈 수밖에 없는 근거다. 자산 가치를 보전하는 길은 실물과 연계하는 것이다. 금과 원자재 등 상품을 가공하는 기업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 연구위원=개별종목에 투자한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어렵다. 상장지수펀드(ETF)가 맞다. 요즘에는 판매사 신용이 좋으면 원금보장 주가연계증권(ELS)도 해볼 만하다. 국내 회사채 시장은 후진적이라 조심해야 한다. 올 하반기 경기가 위축된다면 회사채 발행기업들의 재무상태가 위험해질 수 있다. 브라질채권 등 해외채권이 인기가 있지만 환 리스크는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브라질과 러시아 같은 자원부국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 연구위원=자원 가격은 변동성이 크다. 이는 투자은행(IB)들에 의한 독점이 문제다. 원유는 골드만삭스, 구리는 JP모건이 좌지우지하는 식이다. 독과점도 심화되고 있다. 변동성이 너무 커 투자가치에 대해 의문이 든다.
▶홍 이코노미스트=자원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원자재가 풍부한 국가일수록 저성장을 겪는 사례가 많다. 성장을 위해서는 저축이 제일 중요하다. 자원부국들이 망가진 것은 자원이 발견되는 순간 저축보다는 복지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자원을 믿고 정부지출을 늘리는 나라들은 저주를 맛봤다. 따라서 자원부국보다는 미국 같은 선진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 위기가 빈발하는 시기에 선진국 채권은 보험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장박원 기자 / 서태욱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