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급등株 투자에 도사린 위험
지난 주말 TV 프로그램에서 동해에서 삼치 낚시를 하는 모습을 봤다. 고깃배가 양 옆구리에 달린 커다란 대나무 낚싯대 끝에 빈 낚싯바늘을 달아 바다에 내리고 앞으로 달리면 삼치가 줄줄이 걸려 올라왔다. 어부 말이 삼치는 성질이 급하고 자기보다 빨리 달리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한다고 했다. 햇살에 반짝이며 배에 이끌려 빠르게 나아가는 은빛 금속 바늘을 멸치로 알고 더 빠르게 헤엄쳐 잡아먹으려다 미끼도 없는 바늘에 걸려든다는 것이다. 삼치잡이 낚시를 보면서 우리 모습을 생각하게 됐다. 살다 보면 은연중에 남과 비교하면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공부도 남보다 더 잘해야 하고, 승진도 남보다 더 빨리 해야 하고, 모든 걸 빨리빨리 잘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남보다 더 빨리 돈을 벌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고, 혹시나 나만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은연중에 작용한다. 그래서 어떤 주식 가격이 빠르게 올라가면 사지 않고는 못 배기는 못된 습성이 밴다.
과거 경기가 낙관적이고 시중 자금이 많았을 때는 '칠공주'나 '차화정'으로 대변되는 종목들이 그랬다. 세계 경기가 회복되는 듯하고 태양광이니 풍력에너지, 그리고 LED 등은 빛나는 전망을 가진 것으로 보였고 영업실적도 좋았다. 더구나 많은 애널리스트가 추천하고 유명하다는 펀드매니저들이 투자한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의심 없이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이들 종목마저도 뒤늦은 투자자에게는 낚싯바늘이었음이 드러났고 먼저 사들였던 투자자들만 좋은 일을 시켜준 꼴이 됐다.
모든 주식이 그렇지만 주가가 빠르게 올라가는 종목일수록 좀 더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가 하고 있는 사업은 얼마나 지속 가능할까. 장기적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 기회가 있는가. 자신의 판단이 틀릴 위험은 얼마나 되는가. 그리고 기회와 위험에 비해 지금 주가는 적정한 수준인가.
반짝이는 것이 모두 금은 아니듯 주가가 올라간다고 다 좋은 주식은 아니다. 바다에 미끼마저 달리지 않은 낚싯바늘이 있는 것처럼 주식시장에도 허울 좋은 주식이 너무 많다. 실적이 안정적이라지만 많은 돈을 벌면서 투자할 곳조차 마땅히 없는데도 배당조차 하지 않는 많은 종목들, 또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행사가격이 조정돼 발행주식 수가 크게 늘어나는 각종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잔뜩 발행해 대주주들이 갖고 있으면서 온갖 기대감을 부풀리는 종목들이야말로 미끼 속에 커다란 낚싯바늘을 숨겨 가진 종목들이다.
이럴 때일수록 주가가 올라간다고 덥석 살 일이 아니다. 반짝이는 것이 멸치 비늘인지, 빈 낚싯바늘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2~3년 들고 있어도 마음이 편해야 하고 의심스러우면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 분산투자는 기본이고 불확실한 만큼 투자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조세훈 이룸투자자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