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금은 채권이다…천만에, 주식이 낫다
투자의 맥 짚어주는 매경 마켓레이더 필진들의 갑론을박
증시변동성 너무 커 당분간은 채권투자 유망
돈 풀려 인플레 촉발…헤지수단 주식이 최고
당분간 투자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한다. 그렇다고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손해를 보는 느낌이다.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예전과 같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 각국 정부는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푸는 유동성 완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풀린 돈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초래한다. 초저금리에 물가마저 오른다면 현금은 그 자체로 손실을 보는 자산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렇듯 투자가 쉽지 않은 시기에 시장과 투자 전문가들은 어떤 해법을 내놓을까. 이 문제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9월부터 마켓레이더 기고를 보내는 필진을 한자리에 초청했다. 참석자는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와 조세훈 이룸투자자문 대표, 자동차부문 최고 애널리스트인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팀장, 이태호 한국채권연구원 연구위원, 김지훈 키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홍춘욱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 등 6명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과 박정준 JP모간 전무는 사정상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 처음 대화는 미국과 유럽, 중국시장 전망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논의가 진행되면서 요즘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과연 어디에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특히 적절한 투자 대상이 채권이냐 주식이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먼저 조 대표가 주식 우위론을 펼쳤다.
"지금은 금리를 보고 투자하는데 역설적으로 이런 흐름 때문에 채권시장은 끝났다고 본다. 돈값(금리)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소비자 물가가 오를 것이다. 지금 같은 저금리시대에 버블이 생긴 채권에 승부를 거는 것은 필패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시장이 불안할 때는 역시 위험자산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원칙론에 근거한 주장이다.
"유럽 상황이 안정되는 것을 보고 나서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게 맞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변동성이 너무 크다. 변동성이 커서 어느 시점에 투자하느냐에 따라서 수익률이 달라지는 구조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원자재가 가장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 통화확장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은 불가피하다. 인플레이션 방어 측면에서 봐도 원자재는 유망한 투자자산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때문에 오히려 주식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반박이 나왔다. 김 본부장은 주식투자가 유효하다는 조 대표 의견에 동조하며 이렇게 설명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식만 한 자산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대부분 은행의 잔고는 중앙은행 자산이다. 화폐 유통속도가 빨라지면 인플레이션 유발은 불가피하다.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에서는 물가연동국채에도 있지만 주식만 한 상품이 없다."
그러나 주식과 채권, 원자재 중 한 자산에 '몰빵'하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난센스라고 입을 모았다. 주식과 채권 비중을 시장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는 얘기다. 김 대표는 "부동산을 제외하고 주식과 채권, 원자재를 대상으로 향후 1년만 놓고 보면 단기적으로는 주식이 강할 것이기 때문에 비중을 높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채권 쪽을 늘리는 전략이 좋다"며 "채권 가격을 보면 한국은행이 마지막으로 금리를 내릴 때 시중금리가 오르는 사례가 많았다"고 귀띔했다.
제3의 투자 방법에 대한 시각도 있었다. 고 팀장은 "필수소비재는 억눌린 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며 "교체시기가 지나면 억눌린 수요가 나오게 되는데 이때 유망한 종목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브라질 채권 같은 신흥국 채권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지만 해외채권에 투자하려면 차라리 미국 채권이 낫다"며 "미국채와 한국 주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면 연평균 11% 정도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장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