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경제민주화 수혜株 찾기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화두다. 재벌의 지배구조 이슈가 여당인 새누리당의 핵심 공약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주주의 배임ㆍ횡령에 대한 엄격한 제재, 순환출자 해소, 그리고 출자총액제한 같은 이슈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로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재벌 지배구조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경제민주화 논란의 배경에는 지난 수년간 대기업들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확대된 경제 양극화,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가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 변화가 주식투자와는 어떤 상관성을 지닐까.
핵심은 기업 가치에 미칠 영향에 있다. 종종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므로 기업의 신규 투자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이 있다. 투자가 어려워 기업 성장이 둔해진다면 주주 입장에선 큰 문제다. 정말 그럴까.
계열사 간 지분 정리 구조를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분을 새로 취득하는 법인에서는 현금이 나가지만 지분을 매각하는 기업엔 돈이 들어온다. 자금은 이동해도 계열사 전체로 보면 결국 제로섬이다. 물론 대주주 입장에서는 추가적으로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자금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주회사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돼 있어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앞서 지주회사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던 LG그룹 등의 경우에도 투자 재원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기업의 성장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다면 개별 주식 가치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종종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기회 편취 등 방법으로 대주주에게 유리한 거래를 해왔다. 또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증권을 발행하고 이를 대주주가 편법 취득함으로써 불공정한 이득을 얻곤 했다. 이런 방법으로 대주주가 취득한 이득은 다른 일반투자자들이 가져가야 할 몫을 일부 훔쳐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순환출자 구조도 주주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순환출자는 계열사 간 소유 지분의 의결권이 기존 대주주를 위해 사용되므로 일반투자자 주식의 의결권 가치가 그만큼 침해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면 일반투자자가 보유한 주식의 의결권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영업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장부 가치보다 할인돼 거래되는 종목들이 있다. 기업에 쌓인 부가 대주주 개인의 이익을 위해 활용될 뿐 일반 주주 몫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불신이 이들 종목의 상승을 가로막는다. 경제민주화 정책들이 가시화해 주주들 몫이 제대로 지켜지고 기업 성장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된다는 믿음이 강해지면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 분석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의 정책적 변화는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는 큰 호재가 될 것이고 저평가된 많은 종목들이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세훈 이룸투자자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