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과점 구조에 기대 이자수익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고 고금리로 기업과 가계 고통이 늘어난 가운데 은행권이 나홀로 돈잔치를 벌인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대통령이 나서서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언급하며 은행의 돈잔치 행태를 비판하며 고통분담을 요구하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은행들이 성과급을 뿌리면서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둔화로 국민들의 어려우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도 상생노력은 부족하다' '은행권이 현행 고점제제를 악용하는지 여부를 유심히 들여다보겠다' '은행성과보수 체제가 금융사 지배구조법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하겠다' 성과평가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하도록 하겠다' 이런 비판이 대통령과 금융당국자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권의 불만의 핵심은 1)은행권의 순이익 규모가 너무 크고 2) 은행권의 배당금 등의 지급액이 너무 크며 3) 은행권의 직원들에 대한 성과급 지급액이 너무 크니 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개입의 정당성으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크며 과거 IMF금융위기 때 은행의 부실로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다는 것이 근거로 제시된다.
여기에 생각해볼 점이 있다. 첫째는 은행이 얼마만틈 공공재인가하는 점이다. 보통 공공재는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말한다. 그리고 공공재 여부를 판단하는 조건으로 비경합성과 비배재성을 든다. 비경합성은 누군가 사용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배제성은 대가를 지불하지 않아도 그 사용에서 배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국방 같은 것이 순수 공공재에 속한다. 도로처럼 비배제성은 있으나 누군가가 많이 이용하면 다른 타인의 이용에 얼마간 제약이 있는 즉 경쟁적인 공공재도 있고 KBS방송처럼 시청료를 안내면 시청할 수 없도록 하는 배제가능한 공공재도 언급된다. 그러면 은행은 어떤가? 은행의 대출서비스는 누군가가 많이 이용하면 대출재원이 고갈되어 누군가는 이용할 수 없게 되니 경쟁적이다. 또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면 대출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니 배제성이 크다. 결국 공공재에서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결국 공공성이 높지만 공공재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 은행서비스다.
은행의 공공성은 대출의 신용창출효과로 인한여 경제에 대한 영향력이 커서 은행이 부실화 경우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서 온다. 따라서 은행에 대한 규제는 부실 가능성을 대비한 재정건전성 확보가 핵심이 되어야 한다. 정부나 감독당국은 충분한 은행의 재정건정성요건을 제시하고 이를 충족하는지 감독하는 것이다. 다음에 할 일은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은행의 대출서비스에 시장의 원리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독과점적 담합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공정거래 차원에서의 규제를 해야하고 업체간 경쟁을 촉진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하지만 은행의 성과에 따른 배당금과 임직원 성과급과 명예퇴직급여 지급을 막강한 힘을 가진 대통령과 규제당국자들이 직접 비판하는 요즘의 분위기는 선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인다. 주주의 재원에 대한 보상인 배당금 규모와 직원들의 업무성과에 대한 보상인 성과급 그리고 은행의 인적구조조정을 위한 명예퇴직금을 돈잔치로 치부해버리기 때문이다.
은행은 그 소유권 지분이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는 사기업이다. 대출자와 예금자도 있지만 주주와 직원들도 있다. 정부가 직접 금융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어디서나 은행을 사기업화 하고 있다. 은행의 과점성이 너무 높다고 생각되면 산업은행, 기업은행 같은 정부 은행을 더 늘리든지 은행업에의 신규 진입을 허용하면 된다. 또 은행 대출에 대한 금리 정보의 불투명성이 문제라면 이를 적절히 고시하고 공지하도록 요구하면 된다. 말하자면 경쟁촉진 정책을 시행하면 된다.
하지만 은행의 지배구조에 직접 관여하고, 대출 대상 및 금리 등에 직접 관여하고, 주요 재무정책에 대하여 직접 지적하고 지시하는 것은 결국 은행을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관치금융으로 회귀하게 만들고 시장기능을 왜곡하는 더 큰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중의 지지를 노린 선심성 전기요금정책이 결국 한전의 부실을 낳았듯이 말이다. 쏟아지는 보도를 보면서 시장경제에 대한 믿음을 견지해야할 이번 정부마저 경제가 어려운 것을 빌미로 포퓰리즘과 금융기업 통제의 맛에 들이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