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유가 복합적이고 구조적으로 작용해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는 오너 중심의 기업 지배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오너의 관점에서 보면 주가가 오를수록 경영 승계시 상속세 부담이 비례해서 늘어난다. 50%가 넘는 세계 최고의 상속세율을 다소나마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재벌그룹 오너들이 각종 지주회사 분할, 전환사채 발행, 기업인수합병,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위법 편법을 무릅써 왔다. 그런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상속세 증가로 이어질 것이 뻔히 보이는 적극적으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정책에 오너들이 나설리 없다. 잘 나가는 회사 돈 잘 버는 회사가 자사주 매입이니 고배당 같이 당연히 주가가 오를만한 일은 벌이지 않는 것이 어쩌면 너무 당연하다. 이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제일 원인이고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비밀이다.
물론 주가 상승을 원하는 창업자나 오너는 아직도 많다. 돈이 필요한 기업들이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 이자를 꼬박꼬박 갚아야 하지만 주식을 팔아 돈을 빌리면 배당의 의무가 없는 차입이다. 주가가 비싸지면 주식을 조금만 팔아도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사업이 잘못되면 모든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손실을 부담할 것이니 위험이 분산되고 만약 사업이 잘되면 오너에게는 정말 대박이 된다. 자기 지분에 해당하는 이익을 넘어 경영권을 가지고 회사의 이익을 거의 오로지할 수 있다. 소액주주의 불만? 그들은 어차피 투기적인 단기투자자들이니 적당히 배당하는 시늉만 하면 된다. 돈을 잘 벌게 되어 자금조달이 필요없어지면 IR은 시들해지고 배당도 자사주 매입도 없는 주가는 점차 하락하기 시작한다. 돈이 쌓여 기업의 순자산은 계속 증가하는데 주가와 시가총액은 오르지 못하고 심지어 하락하는 한국형 밸류트랩(Value Trap)에 빠진다. 산업의 라이프사이클을 두고 고평가와 저평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었다.
해법은 어느 하나 쉽지 않다. 사회적 문제의식도 이를 추진할 세력도 없다. 대한민국의 과도한 상속세를 없애거나 획기적으로 낮추자는 주장에는 부자감세의 프레임이 떡 버티고 있다. 과도하게 기업에 유보되어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보다도 현저히 낮은 기업들에 대한 적대적인 인수합병이 쉽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법과 사법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도 항상 지난한 일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유보된 이익은 주주환원하도록 의무화하자는 주장은 그러면 투자감소로 경제 성장이 무너진다고 맞선다. 기업의 최종 잉여이익의 배당에 대하여 분리과세를 적용하자는 주장도 부자감세의 프레임이 버티고 있다. 더구나 고객의 자금을 모아 대신 투자를 하는 연기금이나 자산운용회사들은 수익자를 위한 적극적인 경영참여를 하지 않는다. 단기적인 소액주주들은 대규모로 조직화되지도 않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시장을 표류하고 한국형 밸류트랩의 골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청산가치도 안되는 주가 … 코스피 10개중 7개 '눈물' - 매일경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각주가순자산비율 0.88배 불과포스코홀딩스·현대차·기아 등시총 최상위도 저평가 못피해 S&P 4배, 애플 45배와 대조적오너중심 경영·주주환원 인색규제 리스크도 韓저평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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